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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적 습관이 나를 질적 성장으로 이끌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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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정민(재수생)
댓글 0건 조회 511회 작성일 20-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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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반 1번 강정민 

 

   “에이설마 6광탈 하겠어?” 설마가 사람 잡던 그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남의 얘기친구 얘기일 것만 같았던 6광탈의 쓴맛을 내가 보게 될 줄은 몰랐다정말 꿈에도 몰랐다그러나 어찌 보면 이는 당연한 결과였다수능 공부 경험이 없어 6학종에 올인했고그 6학종 대학들은 내 내신 성적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대학들이었다. ‘하나는 붙겠지.’라는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수능 공부를 해본 적이 없다는 핑계로학생부 교과나 정시는 준비하지 않았다이제 남은 길은 재수뿐이었다.

 

   2019년 12월 29일은 나의 열아홉 번째 생일그러나 진성남자기숙학원 입소 하루 전날이었다원래 계획대로였다면 나는대학 합격과 기나긴 수험 생활의 끝과생일을 맞이하는 겹경사를 누려야 했다그러나 내 머릿속은 오로지 재수 생각으로 가득했다제대로 공부한 적 없는 수능을 준비해야 했기에, “이번에도 망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나를 옭아매었다즐거운 생일은 물 건너갔다.

 

   2019년 12월 30일은 진성남자기숙학원 입소의 날짐을 풀고휴대전화를 내고반 배치고사를 보고... 그렇게 나의 재수 생활이 잘 시작되는 듯했다그러나 무거운 눈썹이 나의 발목을 잡았다어떻게든 눈을 뜨기 위해 죽기 살기로 버텨냈다.

 

   2019년 12월 31나는 한계에 다다랐다이미 나는 마음속으로쏟아지는 피로에 절규하고 있었다어떻게든 여기를 뛰쳐나가야 했다그러나 어떻게든 눈을 뜨기 위해 악으로 깡으로 버텨냈다그날 밤나는 502호 우측 침대에 시체처럼 쓰러져 누웠다. 11시 50분을 가리키던 손목시계를 힐끔힐끔 쳐다보며나는 이곳에서 2020년을 맞이했다.

 

   2020년을 맞이하면서나한테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그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엄청난 변화였다그렇게 나의 진짜 재수 생활이 시작되었다나의 가장 큰 약점은 수학(), 작년(2020) 수능에서 백분위 43을 맞았는데말이 5등급이지 사실상 6등급이었다그러나 이곳 진성학원에서 만큼은 달랐다학생 수 대비 선생님 수가 많아모르는 문제나 개념을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정식 질의응답 시간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의 공강 시간에도 부족한 점을 채워 가려 노력했다형설지공의 결과는 9월 모의평가에서 나타났다백분위 87을 맞은 것이다이는 작년 수능에서의 그것보다 두 배가 넘는 수치다마킹 실수만 안 했어도 89~90이 나왔을 터라 아쉽지만나의 실력이 이렇게나 올랐다는 것만큼은 뿌듯했다.

 

   그렇다고 내가 가장 강한 과목을 소홀히 한 건 아니다영어만큼은 작년 수능에서도 2등급을 받았기에더 나아갈 길은 1등급밖에 없었다학원 커리큘럼대로 독해 기술을 익히고연계 문제에 대비했다향상된 독해 능력과 꾸준한 연계 준비를 하니내 점수가 올라가는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두 번의 평가원 시험에서 받은 두 개의 1등급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다.

 

   나의 성장은 이러한 양적 성장에 그치지 않는다그렇다면 나의 또 다른 성장인 질적 성장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나의 질적 성장은 습관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나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낸 첫 번째 습관은, ’운동하는 습관이다고등학생 시절 나는 꾸준히 운동을 한 경험이 없다학교와 집과 학원에 왔다 갔다 하다 보니운동할 시간이 늘 없었다그러나 숙식과 공부를 같은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이곳에서는운동 또한 마찬가지였다일주일에 여덟 번한 번에 삼십 분나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 규칙을 칼같이 지켰다운동량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나는 90kg까지 쪘던 몸무게를 84kg으로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그러나 내가 더 큰 가치를 두는 것은 운동하는 습관이다학원에서의 운동 습관을 통해 운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켰고이는 수능이 끝나고 나서도 꾸준히 운동에 임하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먼 훗날저질 체력에서 몸짱으로 환골탈태한 나의 모습을 감히 기대해 본다.

 

   나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낸 두 번째 습관은 신문 보는 습관이다학원 안에서는 모바일 기기 사용이 제한되지만생활 선생님께서 신문을 독서실을 갖다 주신다그렇기에 공부하다 지칠 때면 자연스레 신문으로 눈길을 돌리곤 한다신문을 보면 글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딱딱한 비문학 지문이 아니라재미있는 기사들을 보면서 지문 독해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이 과정에서 나는 인생에 중요하게 작용할 통찰을 얻는다역설적이게도나는 이 좁은 건물 안에만 있으면서도 오히려 세상을 바라보면 시야가 넓어짐을 느낀다신문 보는 습관을 길렀기에 가능한 일이다수능이 끝나고 나서도 신문을 통해 글 읽는 습관을 기를 것이다그 과정에서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탁월한 안목을 가진 성숙한 지식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는, ‘자기주도적 습관이 나를 질적 성장으로 이끌어주었다우리 학원에서는 학생들이 플래너를 쓰면서 스스로 공부 계획을 짜야 한다나도 매일 플래너를 통해 하루하루의 학습 계획을 정리한다이를 주 단위로 정리하고다시 월 단위로 정리한다휴가 때는 나의 인생 계획을 연 단위로 정리한다플래너로 계획을 짜는 습관이 인생 계획을 짜는 습관으로 확장된 것이다.

 

   진성에서 나는 성적과 더불어등급으로 수량화할 수 없는 다양한 가치들을 얻었다내가 재수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우리 진성학원 후배 여러분들도 양적 성장과 더불어이러한 질적 성장을 꼭 경험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진성학원 후배분들게 몇 가지 조언을 전해드리고자 한다첫째너무 먼 미래를 보지 마라물론 재수가 리스크가 크고 결과가 불투명한 투자이기는 하다그러나 그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할 일에 집중해야 한다. ‘오늘’, ‘내일’, ‘이번 주’, 딱 이 세 가지만을 바라보고 집중하라아득히 높은 정상을 바라보지 말고당장 발밑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라정상을 잊어버리고 발밑에 집중하면점차 시야가 트이면서 대학이 보일 것이다.

 

   둘째질적인 경험에도 집중하라물론 대학에 가기 위해 이곳에 오는 것인 만큼공부가 주가 되어야 하는 것은 맞다다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질적 성장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혹시 여러분들은 대학만 잘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가그렇다면이쯤에서 질문 하나를 던져본다.

여러분들은 왜 대학에 가는가?”

대부분은 그 이유를 취업이나 생계에서 찾을 것이다물론 그 이유도 맞다그러나 취업은 대학에 가지 않고도 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우리는 대학에 왜 가려 할까나는 그 이유가 대학에서의 경험에 있다고 생각한다대학이라는 작은 사회에서그 안에서의 사회인으로서 할 수 있는 그런 경험들 말이다동아리선후배 간 네트워크학회 활동동문회 같은 것이 아무리 잘 갖추어져 있어도적극적으로 참여할 마음가짐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그렇기에 나는 대학 생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사회화하여 내면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이를 위하여 나는 여러분들게 인터뷰설문조사수기 작성과 같은 학원 내 활동에 적극 참여할 것을 권한다.

 

   마지막으로성적표만으로 재수 결과를 판단하지 마라사람들은 흔히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라고 말하곤 한다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나는 그 이유가결과는 개인이 스스로 바꾸기 어렵지만과정만큼은 개인의 노력으로 쉽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나의 조언을 잘 따랐다면여러분들은 양적인 성적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큰 성장을 했을 것이다그것이 바로 좋은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그런 것들은 수량화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성적표 이면에 숨어있는 그런 가치를 꼭 잊지 말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진짜 마지막으로열심히 해서 다시는 여기 오지 말기를 바란다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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