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었으면 한심하게 시간이나 때웠을 내게 뿌듯함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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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반 11번 김하진
처음에 엄마가 기숙학원 이야기를 꺼냈을 땐 내가 진짜 지금 여기에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었다. 절대 올 마음도 없었다.
그런데 기말고사 성적표가 나오자마자 기숙학원이든 어디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막상 가야겠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걱정이 많이 들었다. 1~2주도 아니고 4주 동안이나 모처럼의 방학을 다 갖다 바쳐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방학엔 이것저것 해야지 라고 세워놨던 계획이 모두 버려진다 생각하니까 참담했다. 준비해야 하는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가는 당일까지도 미처 챙기지 못한 걸사고 학원 5층에 도착해서 엄마랑 인사를 하고 선생님께 휴대폰까지 내고 나니 정말 허전하고 벌써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시험도 보고 반, 방도 배정받고 첫 날 밤은 정말 어색했지만 한 달 동안 함께 지내야 하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잘 지내려고 노력했고, 지금은 학교 다니는 친구들보다 편해졌다. 예전에도 이런 공부 캠프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하루 종일 자습이어서 친구들을 사귀고 나서는 맨날 몰래 놀기 바빴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여기는 학교처럼 수업 시간이 있어서 수업 받고 복습하고 숙제도 해야 하니까 괜찮을 것 같았다. 독서실 분위기도 조용하고 공부하기 좋다. 수업도 잘 맞을까 걱정했는데 선생님들이 정말 잘 가르치시고 정말 재밌는 선생님도 계셔서 즐겁게 수업할 수 있었다.
여기 학원에 와서 몇 년째 질질 끌던 몇 권의 문제집도 다 끝냈다. 솔직히 정말 열심히 공부를 엄청 많이 했다고 자부는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분명한 건 내가 방학 내내 집에 있었으면 한심하게 시간이나 때우고 있었을 것이 뻔한데, 여기에서 몇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펜을 잡고 나름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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