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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반 24번 김지예

처음에 여기 들어 왔을 땐 적응도 못하겠고, 너무 힘들고 내가 잘하는 편인 줄 알았는데 나보다 더 잘하는 애들이 많아서 놀랬고, 절망적이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가기 전에 빨리 현실을 직시하게 된 게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뭐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서 왜 왔지 싶다가도 5시 30분이 되면 그냥 눈이 떠지고, 수업시간에 매일 자던 내가 수업을 꽤 열심히 듣고 있고 시험기간 아니면 책상에 5분 넘게 못 앉아있는데 50분 동안 앉아있는 게 1년에 책 1권 읽을까 말까한 내가 하루 만에 책 한권을 다 읽고 한 달 동안 책 3권 읽을 것..등등 많이 달라진 내가 신기해서 여기 오기 잘했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언제 다시 이런 데를 와볼까... 지금 최선을 다해서 좋은 학습습관을 찾아서 집으로 갈 것이다.

중3 기말고사가 일찍 끝나서 11월부터 여기 오기 전까지 매일 놀러 다녔는데 여기 와서 공부하고 친구들이 달력에 한양대, 고려대, 성균관대...등을 붙여놓은 것을 보고 ‘난 지방대가야지’라는 생각들이 고려대, 한양대, 서강대 이러면서 원하는 대학이 높아지고 진로 수업을 들으면서 원하는 과들이 생기는 내가 너무 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가서 뭘 해야할지 무슨 책을 살지 다 적어놓고 계획까지 세운 내가 참 대견하다. 원래 이런 적 없었는데 이 기숙학원에 오면서 내 인생 중에 중요한 시기가 헛되지 않게 흘러간 것 같아서 너무 좋다.